3위. 한류 콘텐츠 향유

북한 사람들이 한류에 열광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대장금>과 <천국의 계단>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사랑의 불시착>, <펜트하우스>,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들이 인기라고 하는데요.

퍼지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종영 후 두 달만 지나면 북한 사람들의 입에 벌써 오르내리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북한의 MZ세대인 장마당 세대는 IT 기기에 비교적 능숙한 편이라 한류 콘텐츠를 퍼뜨리고 향유하는 데 특히 거리낌이 없다고 하는데요.

비디오테이프와 CD에 담긴 파일을 알음알음 돌려보던 시절은 끝! 이젠 중국에서 들여온 한국 영상물을 국가에 미등록된 컴퓨터로 재복재하거나 인공위성을 이용해 영상을 SD카드에 다운받은 뒤 단속을 피하려 콧구멍에 넣어서 운반할 정도로 수법이 다양해졌다고 합니다.

또 장마당 세대는 당이 나눠주는 음식으로 먹고 살던 그 전 세대들과 달리 어릴 적부터 장마당에서 직접 물건을 사고팔며 경제활동을 해온 경험이 있고, 이곳에서 각종 한국 물건도 몰래몰래 접해왔다 보니 말투나 패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핸드폰으로 ‘ㅋㅋㅋ’ 같은 문자를 치거나, 애인 혹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건 기본! ‘남친’, ‘여친’, ‘쪽팔린다’ 등의 단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스키니진이나 피어싱 같은 아이돌 패션을 모방하는 사례까지 생겼다고 하죠.

아이돌 중에선 특히 ‘방탄소년단’, ‘아이즈원’, ‘레드벨벳’이 인기인데요. 북한 청년들은 방탄소년단을 ‘방탄배낭’이라고 부르면서 “방탄배낭을 매봤냐?”라고 묻곤 하는데 이는 방탄소년단을 아는지 돌려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작년에는 백두산 답사에 나섰던 20대 북한 군인들이 오락회(장기자랑)에서 대놓고 ‘피 땀 눈물’을 췄다가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남한 춤인지 몰랐다”, “입대 전 사회에서 ‘흥탄소년단’ 춤이 유명해 따라 췄을 뿐이다”, “왜 평상시 군중문화 오락시간에 출 때는 넘어가더니 이번에만 문제 삼냐” 등 억울하다는 입장을 토로, 부대 자체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국가 추모의 날’로 지정된 김정일 사망일에도 추모를 하는 대신, 모여서 아이돌 춤을 추는 아이들까지 있을 지경이라고 하니…

이런 현상이 심해지자, 레드벨벳이 방북할 당시 박수까지 치면서 흐뭇해했던 김정은도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한류는 악성 암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며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는데요.

‘오빠’ 호칭 금지령을 내리고, 남한 영상물을 유포하거나 시청하면 모두 잡아들이는 등 엄하게 단속하는 한편, 사상 교육 역시 강화하고 있지만 한류 열풍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지속세를 더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2위. 김씨 일가 불신

김정은이 웃으라면 웃고, 죽으라면 죽는 북한 사람들! 그런데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가진 김정은도 장마당 세대는 무서워한다고 하는데요. 그건 바로 자신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대기근에 태어났거나 이때 성장기를 보낸 장마당 세대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도 그냥 모른 척한 북한 지도층에 큰 불신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배고픈 그들을 먹여 살린 게 당이 아니라 불법 시장(장마당)에 나가 스스로 돈을 번 경험이었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자연스레 익숙해졌을뿐더러 부모 세대처럼 순순히 당에 복종하지도 않는다고 하는데요.

오죽하면 이들에게 노동당은 ‘밥을 주는 것도 아니면서 충성만 강요하는 꼰대’의 이미지로 박제돼 있다고 하죠. 한 탈북자는 인터뷰에서 “요즘 20대 애들은 당 간부 말도 잘 안 듣는다”며 “행사에 나오라거나 돈을 내라고 하면 ‘내가 왜’라는 식으로 나와 간부들이 눈치를 볼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개인주의 성향도 강해 입대나 입당으로 명예를 얻기보다는 차라리 일꾼이 돼서 속 편하게 돈이나 벌며 살겠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라고 하는데요.

진학할 때도 외국어대학이나 상업대학처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쪽을 택하고 인기 있는 미혼 여교수에게 같이 점심을 먹자고 요청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는 데다 심지어 이혼이나 혼전 동거까지 자유롭게 하면서 젊은이의 패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김정은이 “이혼을 막으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고 하네요.

요즘은 당의 단속을 피해 크리스마스까지 즐긴다는 장마당 세대! 이렇게 충성심 없는 젊은이들 때문에 혹시 체제가 붕괴하진 않을까 김정은과 북한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죠.

확 다 아오지로 보내버리는 과격한 수법을 생각할 법도 하지만 장마당 세대는 총 350만 명에 달하는 데다 이들이 없으면 북한 경제가 주저앉을 지경이라 함부로 다루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쪽에선 어르고 달래고, 또 한쪽에선 엄격하게 통제하며 그야말로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미 국가에 대한 불신이 쌓일 대로 쌓인 장마당 세대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하네요.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회의원은 이에 대해 “법을 만들어 처벌해야만 청년 관리가 유지되는 단계까지 왔다는 건 다른 공산 국가들처럼 북한이 몰락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1위. 약물 거래

한때 미국 드라마에서 약물에 빠진 청소년들을 보고 일탈의 클라스가 다르다며 신기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죠. 그런데, 사실 이 문제에 있어선 북한을 따라올 나라가 없다고 합니다.

북한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특A급 약물 생산국인데요. 광복 직후부터 암암리에 제조하기 시작해 80년대 이후로는 아예 국가적 차원에서 생산하게 됐다고 하죠. 처음에는 외화를 벌기 위해 대부분 수출했지만, 지금은 일반 시민들도 약물에 익숙해진 탓에 국내 유통량이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그건 바로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인데요. 항생제, 해열제, 소화제 같은 기본적인 약품부터 너무 비싼데 심지어 수술을 할 땐 붕대나 마취약, 주사기까지 환자가 다 사가야 하는 믿지 못할 상황이다 보니 급한 대로 대신 집에서 약물을 쓴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북한 시민들에게 약물은 감기, 폐렴, 결핵 등 온갖 병에 다 쓰이는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다고 하죠. 머리나 배가 아프다는 아이에게 부모가 약물을 주는 일도 흔할 지경이라고 합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재 북한 사람의 90% 이상이 약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야말로 “머저리, 미물이 아닌 이상 다 하는”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고등학생, 중학생, 심지어 일곱 살짜리가 약물을 하는 걸 봤다는 탈북 검사의 진술도 있습니다.

그나마 나이가 많은 세대는 약물의 위험성에 대해 보고 들은 게 있다 보니 멀리 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젊은 사람들은 갓난아기 때부터 이미 접해버린 탓에 돌이킬 수가 없다고 하죠.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면, 이미 약물 판매가 가장 손쉽게 돈을 벌 방법이라는 걸 깨달아버릴 정도라고 하니… 그 때문에 최근에는 약물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부 장마당 세대가 도맡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약물에 취해 큰 사고를 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자 소년교화소(소년교도소)에 자리가 부족해져 새로 지었을 정도라는 북한! 하지만 당국에서는 이런 약물 사용을 막을 방법을 좀처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판매자를 이따금 본보기로 처벌하고는 있지만 이미 생일이나 명절 선물, 승진용 뇌물로 쓰일 만큼 약물이 공공연하게 자리 잡았다 보니 이제 와서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애초에 이런 약물이 시민들에게 퍼지도록 첫 길을 열어준 게 약물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던 북한 당국과 손에 들어온 약물을 몰래 외부로 유출한 고위 인사들이다 보니 사실상 그들의 업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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