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하늘 4500m 높이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 생물

초대형 거미줄로 뒤덮여버린 도시. 지난해 여름, 호주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곳마다 온통 거미줄로 칭칭 감겨 있어,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생명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스산한 모습에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언뜻 보면, 거대 거미가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것 같은데요. 정말 거미가 도시를 집어삼킨 걸까요?

놀랍게도 도시를 거미줄로 뒤덮은 주인공은 거대 거미가 아닙니다. 고작 1cm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거미들이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따로 있는데요. 이런 거미줄은 거미 떼가 ‘날아다닌 흔적’이라고 합니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거미도 날아다닌다는 사실! 심지어 상공 4500m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는 사실!!

거미가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알고 나면, 더이상 초대형 거미줄이 징그러워 보이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질 정도인데요.

지금부터, 거미가 날아다니는 비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마을에 대재앙이 일어났어요”

“온통 거미줄로 뒤덮였습니다. 하늘에도 거미줄이 흩날리고 있어요”

지난해 6월, 호주 빅토리아주 남동부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입니다. 실제로 주민들은 하루 만에 도시 전체가 거미줄로 뒤덮이자 깜짝 놀랐는데요.

사실 호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2년, 2015년에도 비슷한 현상이 호주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이런 현상을 직접 두 눈으로 본 적 없는 사람들은 머릿속에 초대형 거미가 그려질 겁니다. 흡사 재난 영화처럼, 초대형 거미가 도시와 사람들을 싹 다 집어삼키는 장면 말이죠. 

놀랍게도, 진실은 정반대입니다. 거미줄을 자세히 보면, 아주 작은 거미들이 바글바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녀석들의 정체는 바로 판금거미!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아무리 커봤자 몸길이가 1cm를 넘지 않는 귀여운 종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일반 거미와는 다르게 땅속에서 산다는 점이죠. 지표면에 평평하게 거미줄을 치고, 위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기어다니는 벌레들을 잡아먹습니다. 이런 판금거미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건 무엇일까요?

바로 폭우나 홍수입니다. 땅에 살기 때문에, 물이 차오르면 생존을 위해 땅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 2012년, 2015년, 2021년에도 모두 홍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수백만 마리의 판금거미들이 땅 위로 올라옵니다.

하지만, 단지 나무 위로 기어올라가는 건 역부족이죠. 폭우나 홍수로 서식지를 완전히 잃게 된 판금거미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대이동을 해야 합니다.

이때 ‘기동성’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개발된 방법이 날아서 이동하는 거죠. 날개도 없는 거미가 무슨 수로 하늘을 날아오르냐고요? 지금부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거미는 앞다리를 들어올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체크합니다. 약 8초간 신중히 바람을 느낍니다. 적당한 조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하면 자세를 바꿉니다. 

그런 다음 배 아래쪽을 하늘 높이 들어올려 거미줄을 분사합니다. 이때 분사되는 거미줄 한 가닥의 굵기는 사람 머리카락 천 분의 일 두께죠. 이렇게나 얇은 극미세 거미줄이 50~60가닥 정도 고르게 펼쳐집니다.

신기하게도 이 거미줄들은 서로 엉키지 않고 삼각형 모양의 연처럼 바람을 타고 공중에 펼쳐지는데요. 그러면 슝~ 하늘을 날게 됩니다.

이렇게 거미가 비행하는 걸 벌루닝(Ballooning)이라고 합니다. 풍선처럼 날아오른다는 뜻인데요. “거미는 하늘을 날 수 없다”라는 게 기존 상식이었지만, 2018년 연구를 통해 거미의 ‘비행 능력’이 밝혀지게 됐습니다.

연구 결과, 거미는 운 좋게 하늘을 나는 게 아니었죠. 풍속과 풍향을 감지하고, 찰나의 상승 기류를 활용해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중에 거미줄이 마구 흩뿌려지는데, 그게 온 마을을 덮은 겁니다.  거미 수백만 마리가 생존을 위해 날아다닌 흔적이 거대 거미줄로 남은 것이죠.

심지어 이 거미줄은 인간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홍수 이후에 모기떼가 들끓기 마련인데, 이렇게 몰려온 거미들이 모기를 깡그리 잡아먹기 때문이죠. 생존을 위한 자연의 경이로움에 더해, 해충까지 잡아주는 거미들. 이젠 거미줄이 흉측하게만 보이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단순히 거미가 공중에 붕~ 뜨거나, 서식지를 잠깐 이동하는 정도가 아니었는데요. 거미의 비행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거미는 거미줄 비행으로 최대 4500m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항공기의 고도가 약 7000m인 걸 감안하면, 거미가 얼마나 높이 날아오르는지 짐작할 수 있죠.

게다가 거미는 멀리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수백km의 거리를 이동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거미는 지구 어디에서나 발견되는 겁니다. 해저화산 폭발로 바다 한가운데 섬이 생기면, 거기에 가장 먼저 자리 잡는 생물이 바로 거미입니다.

나노 거미줄을 이용해 지구 곳곳을 누비는 거미들. 이 정도면, 영화 ‘스파이더맨’이 납득이 가네요. 어쩌면 현실 거미들이 더 놀라운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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